2025 신년 메시지 "내 속에 정한 마음을 창조하소서" (시 51편)
2025.01.06 16:05
2025 신년 특강
내 속에 정한 마음을 창조하소서
말씀/ 시편 51편
요절/ 시편 51:10
“하나님이여 내 속에 정한 마음을 창조하시고 내 안에 정직한 영을 새롭게 하소서”
Happy New Year! 2025년 새해를 우리에게 주신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우리는 한해가 지나면 자동으로 새해가 오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가만히 생각해 보면 새해는 자동으로 오는 것이 아닙니다. 2천년 전 초대 교회 성도들은 머지 않아 세상의 종말이 올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사랑의 하나님은 사람들에게 조금 더 복음을 듣고, 더 많은 영혼들이 구원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원하셨습니다. 하나님의 이 사랑의 마음이 세상의 종말을 무려 2천년이나 지연시켰습니다. 그리고 이제 2025년 또 새롭게 하나님이 주신 기회의 시간이 찾아왔습니다. 그러면 우리가 새해를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오늘 말씀을 통해 그 방향을 잡을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시편 51편의 표제어를 보면 다음과 같이 나옵니다: “다윗의 시, 인도자를 따라 부르는 노래, 다윗이 밧세바와 동침한 후 선지자 나단이 그에게 왔을 때” 때는 다윗 인생의 최고 전성기였습니다. 오랜 도피 생활을 뒤로 하고 다윗은 마침내 왕이 되었습니다. 그를 대적하던 모든 원수는 사라졌습니다. 주변 나라에서는 그를 두려워하여 조공을 바쳤습니다. 변방에서 일어나는 전쟁은 요압 장군이 책임지고 싸움으로 그는 더 이상 전쟁터에 나가지 않아도 되었습니다. 하루는 그의 군대가 최전방에서 전투 중일 때였습니다. 다윗은 왕궁에서 낮잠을 자다가 일어나 바람을 쐬려고 왕궁 옥상으로 올라갔습니다. 그때 옥상 아래에서 아리따운 한 여인이 목욕을 하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순간 다윗은 욕정을 이기지 못하고 여인을 불러와 간통의 죄를 범하고 말았습니다. 얼마후 그녀가 임신했다는 소식을 알려왔습니다. 그 여인의 남편은 현재 전장터에서 싸우고 있었으므로 임신한 아이의 아버지가 다윗왕이라는 것이 드러나는 것은 시간문제였습니다. 다급해진 다윗은 여인의 남편에게 특별휴가를 주었습니다. 여인의 뱃속의 아기가 자기 아기라는 것을 숨기기 위함이었죠.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이 충성스러운 군인 남편은 나의 상관이 전쟁터에서 목숨을 걸고 싸우고 있는데 내 어찌 집에 들어가 발뻗고 편히 자겠는가 - 말하며 야전 텐트를 치고 그곳에서 야영을 했습니다. 자신의 죄가 탄로날 위기에 마음이 급박해진 다윗은 급히 편지를 써서 그 군인 남편에게 주었습니다. 그리고 그 편지를 그의 상관 요압 장군에게 보여주라고 했습니다. 비밀 편지이니 절대 열어보면 안된다고 했습니다. 그 편지에는 그 군인 남편을 가장 치열한 전투지에 보내 죽도록 만들라는 것이었습니다. 요압 장군은 시킨대로 했습니다. 그 결과 여인의 남편은 전사하고 말았습니다. 남편의 전사 소식을 들은 여인은 슬퍼하며 울었습니다. 장례식 절차를 다 마친 후 다윗은 여인을 자기 아내로 삼았습니다.
여러분, 참 희한한 것이 사람이 최고 전성기 때, 가장 잘 나갈 때 - 그 때가 가장 위험한 때입니다. 한순간 인생이 나락으로 떨어질 위기의 때입니다. 한 20여년 전 청년 사역으로 전국적으로 유명해진 한 목회자가 있었습니다. 그는 매년 여러권의 책을 썼고 기독교 서점을 가보면 가장 눈에 잘 띄는 진열대는 거의 그가 쓴 책으로 도배되어 있었습니다. 그가 담당하던 교회의 성도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습니다. 어느 순간 만명대가 넘어갔습니다. 청년 중심의 교회였기 때문에 젊은 청년이 만명 이상 모이는 것은 당시로는 어마어마한 일이었습니다. 많은 교계 선배들이 장차 한국 교회를 이끌 큰 종이 탄생했다 말하며 큰 기대를 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성추문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이일로 영적 지도자로서의 그의 영향력은 불과 몇 달 사이에 거의 사라졌습니다.
이것은 비단 교회에서만이 아닙니다. 어떤 분야든 최고의 자리에 있는 사람이 한 순간 나락으로 떨어지는 일은 비일비재합니다. 왜 사람은 가장 잘 나갈 때 그 때 나락으로 떨어질까요? 최재영 목자님은 사람이 잘 나가면 뇌구조가 바뀐다고 하였습니다. 그 말도 일리가 있습니다. 성경적으로 보면 사람이 잘 나가면 마음이 교만해집니다. 세속적이 됩니다. 처음 목회를 시작할 때 가난한 마음, 겸손한 마음으로 목회를 시작했던 분도 잘 나가고 큰 교회가 되면 마음이 교만해지고 세속적이 되어 세상 재벌이나 회장처럼 벤츠를 타고 검은 양복을 입은 경호원들을 대동하고 다닙니다. 이것은 목회자뿐만이 아닙니다. 누구나 마찬가지입니다. 세상에서 알아주는 좋은 대학, 세상에서 알아주는 좋은 직장, 교수, 의사, 변호사, 세상에서 알아주는 명품 주거지 - 이런 것들은 사람의 마음을 교만하게 하고 세속적이 되게 합니다.
그렇게 겸손하던 다윗도 잘 나가자 마음이 교만해지고 세속적이 되었습니다. 하나님없이 사는 세상 왕처럼 똑같이 행동했습니다. 다윗이 이렇게 죄를 범한 후 아무도 모르겠지 생각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친구였던 나단 선지자가 오랜만에 다윗을 찾아왔습니다. 나단 선지자는 이야기 하나를 꺼냈습니다. 한 부자가 있었습니다. 부자에게는 많은 소와 양이 있었습니다. 그의 옆집에는 한 가난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가난한 사람에게는 암양 한 마리가 전재산이었습니다. 가난한 사람은 그 암양을 딸처럼 키웠습니다. 하루는 부자에게 손님이 찾아왔습니다. 부자는 손님을 위해 양을 잡아야 하는데 자기 양을 잡는 것이 아까웠습니다. 그래서 강제로 가난한 사람의 암양을 빼앗아 그 암양을 잡아 손님을 대접했습니다. 이 이야기를 듣던 중 다윗은 벌떡 일어나 화를 내며 말했습니다. “이런 나쁜 사람이 있나, 이런 경우는 4배 보상을 해야 한다” 말했습니다. 흥분한 다윗을 향해 나단 선지자는 말했습니다. “당신이 바로 그 부자입니다. 하나님께서 당신에게 주지 않으신 것이 무엇입니까? 혹시 부족한 것이 있으면 하나님께서 더 주셨을 것입니다. 그런데 아내가 하나밖에 없는, 그것도 충성스러운 부하의 아내를 빼앗다니요.” 나단 선지자의 책망을 듣는 순간, 다윗은 자신의 죄가 깨달아졌습니다. 죄를 깨닫고 난 후 다윗은 시를 썼습니다. 그 시가 바로 오늘 본문의 시입니다.
1-4절을 보십시오.
1 하나님이여 주의 인자를 따라 내게 은혜를 베푸시며 주의 많은 긍휼을 따라 내 죄악을 지워 주소서
2 나의 죄악을 말갛게 씻으시며 나의 죄를 깨끗이 제하소서
3 무릇 나는 내 죄과를 아오니 내 죄가 항상 내 앞에 있나이다
4 내가 주께만 범죄하여 주의 목전에 악을 행하였사오니 주께서 말씀하실 때에 의로우시다 하고 주께서 심판하실 때에 순전하시다 하리이다
다윗의 죄가 무엇입니까? 간음죄, 거짓말한 죄, 살인죄, 남의 여인을 탐낸 죄입니다. 나단 선지자의 책망을 들은 후, 다윗은 이 죄가 하나님 앞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인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러므로 하나님께 이 죄를 지워달라고, 깨끗이 씻어달라고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2025년 새해를 시작하면서 여러분에게 중요한 문제가 무엇입니까? 연세드신 분들은 자식을 재산을 어떻게 나누어주어야 하나 하는 문제가 중요한 문제입니다. 보험제도가 바뀌어 이전보다 본인 보험 부담금이 훨씬 늘게 되었다는데 이제 아프면 어떻게 하나 하는 문제도 있습니다. 우리 청년들은 올해에는 반드시 직장을 잡아야 하는 분이 있습니다. 빠른 시일 내에 경제적으로 안정이 되어야 하는 분도 있습니다. 이런 문제들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문제가 있습니다. 그것은 나와 하나님과의 관계 문제입니다. 하나님과 나의 관계를 막히게 하는 것이 무엇입니까? 그것은 ‘죄’입니다. 2025년 다른 급한 일도 많지만 다른 무엇보다 매주 소감을 진실하게 쓰는 가운데 하나님과 나의 관계를 가로막는 이 죄문제를 깊이 돌아보고 하나님과 나의 관계를 새롭게 하는 이 일을 가장 중요한 것으로 여기는 한해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5절을 보십시오. "내가 죄악 중에서 출생하였음이여 어머니가 죄 중에서 나를 잉태하였나이다"
다윗은 죄를 지음으로 백가지 중 99가지 손해를 보았습니다. 그러나 유일하게 한 가지 유익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내 안에 나도 몰랐던 나”를 발견한 것이었습니다. 다윗이 발견한 “내 안에 나도 몰랐던 나”가 무엇입니까? 그것은 그의 마음 깊은 곳에 감추어져 있던 죄였습니다. 지금까지 그는 그래도 자기가 다른 사람과 비교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 이후 그는 자신이 아무 내세울 것 없는 죄인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우리는 보통 각자 나름대로 사람을 평가하는 기준이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특히 무슨 일을 성취해야 하는 사람은 통상 스마트함을 기준으로 삼습니다. 아, 이 사람은 똑똑한 사람이다, 아, 이 사람은 별로 머리가 안돌아간다. 그런가 하면 어떤 사람은 똑똑한 것보다, 내면의 성품을 더 중요한 기준으로 삼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어떤 기준으로 보십니까? 하나님은 자기가 죄인인 것을 모르는 죄인과 자기가 죄인인 것을 깨달은 죄인으로 구분해서 보십니다. 자기가 죄인인 것을 모르는 죄인은 하나님 보실 때 무지하고 교만합니다. 반면 자기가 죄인인 것을 깨달은 죄인은 진실을 파악한 사람이고 겸손합니다. 여러분은 내가 죄인인 것을 깨달으셨습니까?
6-9절을 보십시오.
6 보소서 주께서는 중심이 진실함을 원하시오니 내게 지혜를 은밀히 가르치시리이다
7 우슬초로 나를 정결하게 하소서 내가 정하리이다 나의 죄를 씻어 주소서 내가 눈보다 희리이다
8 내게 즐겁고 기쁜 소리를 들려 주시사 주께서 꺾으신 뼈들도 즐거워하게 하소서
9 주의 얼굴을 내 죄에서 돌이키시고 내 모든 죄악을 지워 주소서
계속해서 다윗은 자신의 죄를 깨끗이 씻어달라고 기도합니다.
10절을 보십시오. "하나님이여 내 속에 정한 마음을 창조하시고 내 안에 정직한 영을 새롭게 하소서"
다윗은 내 속에 정한 마음을 창조해 달라고, 내 안에 정직한 영을 새롭게 해 달라고 기도합니다. 정한 마음이란 깨끗한 마음, clean heart, pure heart입니다. 히브리 원문에서 다윗이 사용한 창조에 해당하는 단어는 ‘바라’입니다. 바라는 무에서 유의 창조입니다. 창세기 1:1절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 할 때 창조가 ‘바라’입니다. 히브리인들은 인간이 무언가를 창조해 낼 때에는 ‘바라’ 대신 ‘아사’라는 동사를 사용했습니다. 인간의 창조는 엄밀히 말해 무에서 유의 창조가 아닙니다. 인간의 창조는 뭔가를 가지고 그것을 재료로 하여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이에 비해 하나님의 창조는 그야말로 무에서 유의 창조입니다.
다윗은 이 ‘바라’라는 동사를 사용하여 “하나님 내 안에 새 마음을 창조해 주세요. 깨끗한 마음, 순결한 마음을 새로 만들어주세요.”라고 기도합니다. 정직한 영을 새롭게 해 달라고 기도합니다. 리모델링 정도가 아니라, 새 집을 지어달라는 것입니다. 다윗이 왜 이런 기도를 했을까요? 그것은 그가 지은 죄가 너무 커서 그 죄로 인해 그의 마음이 회복불가능할 정도로 부패하고 타락했음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겉보기에 신선해 보이는 음식 깊은 곳에 감추어졌던 상한 부분이 어느 순간 음식 전체를 상하게 만들었습니다. 음식을 통째로 버리고 새로 음식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다윗은 자신의 마음이 그렇게 되었다고 고백합니다. 내 마음 깊은 곳에 감추어져 있던 죄의 욕망이 기회를 틈타 자신의 마음 전체를 부패시켰다고 말합니다. 그러므로 새 마음을 달라고 하나님께 기도합니다. 영혼을 새롭게 해 달라고 기도합니다.
2025년 새해가 되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새해를 시작하면서 몇 가지 결심을 합니다. 올해에는 다이어트와 피트니스를 잘 하여 살을 빼야겠다, 올해에는 영어공부를 꾸준히 해야겠다, 올해에는 저축을 꾸준히 해서 돈을 모아야겠다 결심합니다. 그러나 작심삼일이라는 말이 왜 있겠습니까? 작심삼일이라는 말처럼 그 결심은 오래가지 못합니다. 2025년이 정말로 작년과 다른 새로운 해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내 마음이 새로워져야 합니다. 내 영혼이 새롭게 되어야 합니다.
마음이 새로워지면 뭐가 달라집니까? 마음이 새로워지면 즐거움의 소스가 달라집니다. 12절을 보면 “주의 구원의 즐거움을 내게 회복시켜 주시고 자원하는 심령을 주사 나를 붙드소서”라고 하였습니다. 몇몇 분들에게 어디서 즐거움을 얻는지 물어보았습니다. 어떤 분은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이 없을 때, 어떤 일에 대한 압박이 없을 때, 편안한 마음으로 커피 한 잔 마시면서 삶의 여유를 가질 때 - 그때 가장 즐겁다고 했습니다. 또 어떤 분은 잠자리에 들 때 가장 즐겁고 행복하다고 했습니다. 우리 청년들은 게임할 때 즐거움을 얻습니다. 제가 롤 게임하는 것을 보았는데 저는 한 시간에 만원씩 줄 테니까 하라고 해도 못할 것 같아요. 화면도 재미도 하나도 없어보이고 도대체 무엇을 하는지 이해를 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청년들은 그것이 그렇게 재미있어요. 또 좋아하는 사람들과 만나 이야기할 때 즐겁습니다. 어떤 청년은 술마시고 담배필 때 즐거움을 얻습니다. 또 유투브 볼 때 즐거움을 얻습니다.
그런데 마음이 새로워지면 어떻게 됩니까? 성경읽는 것이 즐거워집니다. 작년 말 기존의 성경을 대체할 “새한글 성경”이 출판되었습니다. 지난 1월 초 동역자와 함께 광화문 생명의 말씀사를 방문하여 새한글 성경을 구입했습니다. 성경을 죽 읽어보았는데 원문과 비교하여 번역이 정말 잘 되어 있었습니다. 거의 원문을 읽는 것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우리가 지금까지 보던 개역개정 성경은 사실 학문적/신학적으로 완성도가 높은 한글 성경을 출간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었습니다. 최초의 성경번역은 스코틀랜드 장로교에서 파송되어 만주에서 활동하던 한 선교사가 그곳에 돈을 벌기 위해 와 있는 (현재의) 북한 지역 청년들에 대해 목자의 심정을 가지고 그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 누가복음을 번역함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당시 북한 방언으로 번역되어 어머니를 “오마니”라고 번역했습니다. 또 그와 거의 동시 이수정이라는 분이 일본에서 역시 전도의 목적으로 선교사들과 함께 합력하여 마가복음을 번역했습니다. 1885년 개신교 최초의 선교사로 제물포 항에 언더우드, 아펜젤러 선교사가 왔습니다. 얼마전 아펜젤러 선교사 손녀의 간증을 들었는데 당시 두 사람 중 먼저 조선 땅을 밟는 사람이 조선 최초의 선교사라는 명예를 얻기 때문에 두 사람이 사이좋게 손을 잡고 동시에 조선땅에 발을 내딛었다고 합니다. 그때 두 사람의 손에 들려있던 성경이 바로 이수정 번역의 마가복음이었습니다.
이처럼 최초의 한글성경은 전도를 위해 최대한 빠른 속도로 번역되었습니다. 또 한 가지 문제는 만약 성경을 당시 시장에서 상민들이 일상에서 쓰는 한글로 번역할 경우 지식인들이 성경을 업신여기리라는 문제였습니다. 이를 고려하여 당시 지식인들이 선호하는 옛스러운 어투가 채택되었습니다. 또 학문적/신학적으로 완성도 높은 번역을 하려면 원문과 한글에 동시에 정통한 이들이 한 두 명 가지고는 안되고 다수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그런 사람이 있을리 없었습니다. 부득이하게 원문을 그래도 좀 아는 선교사들과 영어를 좀 아는 조선인들이 서로 협력하여 번역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한문성경, 킹제임스 등 여러 영어번역본들을 참조했습니다. 이처럼 상황상 원문을 직접 한글로 번역할 수 없어 원문성경-한문성경-영어번역본들의 여러 단계를 거치다보니 때로는 원문의 느낌이 잘 살지 않는 경우가 생겨나게 되었습니다. 물론 이런 문제는 이후 여러 차례의 개역 및 개정을 통해 크게 개선되었습니다. 하지만 리모델링에 한계가 있듯, 이미 많은 독자들에게 익숙해진 기존 번역의 틀을 완전히 벗어날 수 없는 부득이한 한계가 있었습니다.
개역개정의 모체가 되는 성경은 1911년 출간되었습니다. 벌써 시간이 100년도 더 지났습니다. 개역개정 성경은 젊은이들이 읽기에는 너무 이해하기 어렵고 가독성이 떨어지게 되었습니다. 이에 대한성서공회에서 문제의식을 가지고 오랜 기간 준비해 출간한 성경이 “표준새번역성경”입니다. (나중에는 표준이라는 말을 빼고 “새번역성경”으로 불리게 되었습니다.) 표준새번역성경은 큰 틀에서 보면 원문을 한글로 새롭게 번역하려고 시도하면서도 기존의 개역개정성경의 어투를 현대한글로 고치려고 노력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쉽게도 몇 가지 이유로 표준새번역성경은 다수의 교회에서 예배용 성경으로 받아들여지지 못했습니다.
그러다가 12년의 준비기간을 거쳐 지난 2024년 말 “새한글성경”이 출간되었습니다. 제가 새한글성경 중 특히 베드로전후서를 원문과 비교하여 면밀히 읽어보았는데 참으로 번역이 잘 되어 있었습니다. 한글로 읽었지만 원문을 읽는 느낌이었습니다. 또 젊은이들이 술술 읽을 수 있도록 가독성이 빼어났습니다. 저희 모임을 특별히 귀하게 여기고 사랑하시는 총신대 박형대 교수님이 전공인 누가복음과 사도행전에서 새한글성경 번역위원으로 일하셨는데, 이 분이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우리가 보던 개역개정의 원판은 강제 한일합병의 아픔을 겪었던 1910년 다음해인 1911년 완성되었습니다. 이제 세계적으로 전쟁과 혼란으로 가득했던 2024년말 하나님께서 큰 선물로 우리에게 새로운 성경을 주셨습니다.”
새해에는 우리 종로 7부 모든 분들이 시간이 날 때마다 하나님이 새해 주신 귀한 선물인 새한글성경을 열심히 읽을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성경읽는 시간이 가장 기쁘고 행복한 시간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다음으로, 방법론적인 측면에서 우리가 어떻게 마음이 새로워질 수 있는지 생각해보겠습니다.
첫째는, 마음이 새로워지려는 소원이 있어야 합니다. 어떤 분은 마음이 새로워지는 것을 별로 원치 않습니다. 기존의 유투브 보면서 즐거워하고 게임하면서 즐거워하고 술마시고 담배피면서 마음의 평안함과 안식을 느끼는 자기의 마음이 새로워지는 것을 원치 않아요. 유투브보는게 이렇게 재미있고 쉼이 있는데 마음이 새로워져서 유투브보는게 더 이상 재미있지 않으면 어떡해요. 그러니까 마음이 새로워지고 싶지 않습니다. 소원이 없으면 기도를 하지 않게 되죠. 기도하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님이 응답하시겠습니까? 여러분은 마음이 새로워지려는 소원이 있습니까?
둘째는, 어떤 사건이 우리의 마음을 새롭게 합니다. 얼마 전 이어거스틴 목자님이 새벽에 출근하다가 업무용 휴대폰을 분실했습니다. 그 휴대폰에 그날 해야 할 일에 관한 모든 정보가 들어있었습니다. 휴대폰을 분실할 경우 업무에 중대한 펑크가 나 수십만원을 물어주어야 할 형편이었습니다. 하필 그날 눈이 많이 왔습니다. 눈속을 파헤치면서 분실한 휴대폰을 찾고 또 찾았습니다. 빨리 출근해서 일해야 하는데 시간도 없었습니다. 휴대폰을 찾게 해 달라고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찾아도 휴대폰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마음이 타 들어가다가 어느 순간 눈에서 눈물이 흘렀습니다. 결국 휴대폰은 못찾았지만 일이 잘 해결되어 그날 업무를 큰 차질없이 마칠 수 있었습니다. 또 아들 바울이를 통해 휴대폰을 위치추적하여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사건을 통해 한 가지 중대한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내가 사랑하는 자녀를 위해 이런 마음으로 기도한 적이 있었는가?” 생각해보니 방황하는 자녀를 위해 이렇게까지 마음을 쓰며 기도해본적이 없었습니다. 이것을 생각하고 다시 통곡의 눈물이 쏟아졌습니다. 이 사건 이후 어거스틴 목자님의 마음이 새로워졌습니다. 새해에는 사랑하는 자녀를 위해 간절히 기도하고 싶은 새 마음이 생겼습니다.
그렇습니다. 하나님은 어떤 사건을 통해 그 사람의 마음을 새롭게 하십니다. 주변 사람은 잘 못느끼지만 내 개인적으로는 큰 사건이 일어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것은 그 사건을 통해 내 마음을 새롭게 하기 원하시는 하나님의 싸인입니다.
셋째, 성경읽기가 우리의 마음을 새롭게 합니다. 마음이 새로워지면 성경읽는 시간이 즐겁습니다.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뒤집어서 성경을 읽을 때 마음이 새로워집니다. 우리 청년팀, 또 목자님들 새해를 맞이하며 만사를 제쳐놓고 새한글 성경으로 성경 1독을 해 보십시오. 정바쁘면 우선 신약 성경만이라도 1독을 해 보십시오. 반드시 마음이 새로워질 것을 믿습니다. 새 마음이 생깁니다. 마음이 새로워지면 삶에 변화가 찾아옵니다. 게임만 하던 청년이 뭔가 가치있고 의미있는 일을 하고 싶은 마음이 생깁니다. 담배를 끊고 싶은 마음이 생기고 사람들과 하나님을 기쁘게 하는 일을 하고 싶은 마음이 생깁니다.
11-19절을 보십시오.
11 나를 주 앞에서 쫓아내지 마시며 주의 성령을 내게서 거두지 마소서
12 주의 구원의 즐거움을 내게 회복시켜 주시고 자원하는 심령을 주사 나를 붙드소서
13 그리하면 내가 범죄자에게 주의 도를 가르치리니 죄인들이 주께 돌아오리이다
14 하나님이여 나의 구원의 하나님이여 피 흘린 죄에서 나를 건지소서 내 혀가 주의 의를 높이 노래하리이다
15 주여 내 입술을 열어 주소서 내 입이 주를 찬송하여 전파하리이다
16 주께서는 제사를 기뻐하지 아니하시나니 그렇지 아니하면 내가 드렸을 것이라 주는 번제를 기뻐하지 아니하시나이다
17 하나님께서 구하시는 제사는 상한 심령이라 하나님이여 상하고 통회하는 마음을 주께서 멸시하지 아니하시리이다
18 주의 은택으로 시온에 선을 행하시고 예루살렘 성을 쌓으소서
19 그 때에 주께서 의로운 제사와 번제와 온전한 번제를 기뻐하시리니 그 때에 그들이 수소를 주의 제단에 드리리이다
11-19절은 마음이 새로워졌을 때 나타나는 삶의 구체적인 변화입니다. 마음이 새로워질 때 어떻게 됩니까? 성령이 함께 합니다. 성령께서 주시는 기쁨이 있습니다. 구원의 즐거움이 회복됩니다. 마음을 다해 주님을 섬기고 싶습니다. 주님께서 기뻐하시는 제사를 드리게 됩니다.
새해에는 우리 모두 새 마음으로 성경을 읽고 기도하고 주님을 섬기는 힘찬 한해, 열매가 풍성한 한해가 되기를 기도합니다.